BISHOKU QUEST

여행지에서 만난, 마음에 남는 한 접시

‘BISHOKU QUEST’는 일본 전역을 여행하며 미식을 찾아가는 블로그입니다.
셰프의 고집과 지역 식재료의 매력, 그리고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정성스럽게 전합니다.

쿠시아게 하야시에 대하여

콘셉트

‘쿠시아게 하야시’는 도쿄 카구라자카에서 시작해 미식가들 사이에서 ‘숨겨진 명소’로 불리던 예약제 레스토랑으로 이름을 알렸다. 도시 최고의 인기 가게로 자리 잡은 후, 셰프는 고향인 후쿠오카로 돌아와 2025년 4월에 재오픈했다.

이곳에서는 오직 하나의 코스만 제공한다 — 오마카세 메뉴(세전 ¥8,800 / 세후 ¥9,680). 신선한 제철 재료와 큐슈산 와규를 사용한 꼬치 튀김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운터는 단 8석뿐으로, 손님은 셰프가 바로 눈앞에서 하나하나 튀겨내는 과정을 생생히 감상할 수 있다.

튀김의 모든 과정에는 세심한 배려가 깃들어 있다. 100% 해바라기유를 사용하여 가볍고 깨끗한 마무리를 내며, 자체 개발한 반죽은 점성이 있어 재료를 부드럽게 감싼다. 빵가루 또한 특별히 주문 제작된 것으로, 재료를 누르듯이 묻히지 않고 모서리부터 감싸듯 붙인다 — 이런 미묘한 손끝의 차이가 셰프의 정밀함과 식감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소스는 다섯 가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셰프는 각각의 꼬치에 맞는 소스와 먹는 타이밍을 직접 안내한다.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연처럼 진행되는 상호적인 식사 경험 — 정제되고, 즐겁고, 몰입감 있는 시간이 된다.

하야시 셰프 — 독학으로 길을 걸어온, 하카타로 돌아온 장인

후쿠오카 출신인 하야시 셰프는 도쿄에서 17년간 요리 경력을 쌓았다. 어느 날 우연히 맛본 쿠시아게 한 입에 감동받아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2009년 11월 정식 튀김 교육 없이 도쿄 카구라자카에 ‘쿠시아게 하야시’를 오픈했다. 그의 독창적인 기술은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도쿄에서 가장 예약이 어려운 가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하야시는 마침내 고향 후쿠오카로 돌아왔다. 많은 이들이 그의 복귀를 ‘기적’ 혹은 ‘운명’이라 부를 만큼 반가운 귀환이었다.

나카스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카운터에 앉으면, 하야시 셰프의 따뜻한 인품이 공간을 채운다. 지금도 도쿄 시절부터 그를 따라 후쿠오카까지 오는 단골이 많다. 단지 실력 때문이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다. 그의 쿠시아게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경험과 직관이 응축된 한 사람만의 작품이다.

레스토랑의 평판

카구라자카 시절부터 후쿠오카 스미요시의 새로운 공간까지, ‘쿠시아게 하야시’는 단순한 꼬치 튀김집이 아니라 장인 정신과 헌신이 펼쳐지는 무대다. 다년간 Tabelog Award를 연속 수상한 이곳은, 불의 온도 조절과 하야시 셰프의 직관적인 튀김 기술로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후쿠오카로 옮긴 지금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가볍고 바삭한 튀김옷, 재료 본연의 맛, 정성스러운 입가심, 그리고 사케와의 세련된 페어링까지 —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식사 경험을 완성한다.

식사의 서막

외관 & 입구

스미요시의 조용한 구석, ‘modern bureau sumiyoshi riva’ 빌딩의 7층에 자리한 쿠시아게 하야시는, 초대받은 사람만이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목적지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간판은 없으며, 마치 찾는 이에게만 문을 열어주는 듯한 은은한 입구가 전부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따라 올라가면, 단정한 문이 손님을 맞는다. 문을 미는 순간, 카운터 너머로 나카스의 불빛이 반짝이며, 자연스럽게 호흡이 느려진다. 바깥세상에서 벗어나 감각을 전환시키는, 그런 입구다.

다이닝 공간

문을 지나면 따뜻한 나무 질감의 8석 카운터가 펼쳐진다. 하나의 통나무가 무대처럼 공간을 가로지르고, 셰프는 바로 눈앞에서 꼬치를 튀겨낸다. 막 튀긴 향긋한 냄새가 공기를 감싸고, 기름이 튀는 소리와 접시를 옮기는 부드러운 동작이 어우러져 조용한 리듬을 만든다.

과장된 연출은 없다. 이곳의 아름다움은 정적 속에서 드러난다 — 모든 순간이 손끝에서 살아 움직이고, 감각적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첫 꼬치가 나오기 전, 다섯 가지 디핑 소스가 놓인다: 다시 간장, 소금, 폰즈, 연한 간장, 그리고 달콤한 하우스 소스.

각 꼬치마다 셰프가 조용히 알려준다 — “이건 소금으로”, “이건 폰즈로.” 소스는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재료의 본질을 끌어내는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다시 간장의 부드러움, 연한 간장의 산뜻함, 달콤한 소스의 깊은 풍미 — 각기 다른 만남이 꼬치의 개성을 드러내며, 한 코스 안에서도 맛의 여정이 전개된다.

메뉴 구성

현재 후쿠오카점에서는 단 하나의 오마카세 코스만 제공한다. 가격은 세전 ¥8,800 (세후 ¥9,680)이며, 혼자서도, 최대 8명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코스 내용은 그날의 재료와 손님 수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10종 내외의 꼬치에, 중간중간 입가심이 더해진다. 모든 구성은 즉흥적이면서도 완벽하게 조율되어 있으며, 얇고 가벼운 튀김옷과 재료 본연의 맛이 하야시 셰프의 상징이다.

도쿄 시절부터 이어온 얇고 공기감 있는 튀김옷, 섬세한 식감 — 그 철학은 지금도 변함없다. 여기에 사케와 와인 페어링이 더해져, 식사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

체험한 요리들

새우와 시소

첫 번째 꼬치는 시소잎으로 감싼 새우였다. 한입 베어 물면 탱글한 새우의 식감과 달콤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고, 시소의 상쾌한 향이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해바라기유 덕분에 튀김옷은 놀라울 만큼 가볍고, 새우 본연의 맛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단순한 구성 속에 기술의 완벽함이 담긴, 한입만으로도 ‘쿠시아게 하야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리다.

사케 페어링

꼬치 사이사이에는 오카야마 비젠 오마치 쌀로 빚은 갓 짜낸 사케가 제공된다. 잔 가득 넘치게 따르는 인심은 하야시 셰프의 환대와, 손님에게 진심으로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투명하고 깨끗한 맛의 사케는 가벼운 튀김옷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꼬치의 단맛과 향을 돋운다. 음식과 사케가 만들어내는 이 자연스러운 리듬이, 이곳만의 편안함을 완성한다.

즈와이게니(눈꽃게)

다음은 즈와이게니(눈꽃게). 살이 단단히 응집된 집게살을 살짝 튀겨, 재료의 온기만 남도록 조리한다. 꼬치를 손에 쥐면 뜨거울 정도다.

한입 베어 물면 게살의 달콤함과 향이 천천히 피어난다. 얇디얇은 튀김옷이 살을 감싸며, 한입마다 따뜻한 감칠맛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진다.

단순해 보이지만, 온도 조절의 정밀함이 돋보이는 요리로, 게의 풍미와 쿠시아게 특유의 가벼움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닭고기와 파(네기마)

닭고기와 일본 파(네기)를 꽂은 꼬치는, 야키토리의 고전 ‘네기마’를 튀김으로 표현한 것이다. 파는 세로로 꽂아 식감과 향을 살리고, 닭고기는 속살이 촉촉하게 유지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파의 은은한 단맛이 닭고기와 조화를 이루며, 온도와 타이밍의 완벽한 제어로 쿠시아게만의 섬세한 조화를 보여준다.

생 가라스미(보타르가)

입가심으로 생 가라스미가 나온다. 크리미한 질감과 은은한 염도가 혀 위에서 천천히 퍼지며, 건조된 가라스미와는 또 다른 부드러운 곡립감이 느껴진다. 사케와 함께하면 더욱 깊은 여운이 남는다.

한입 한입 사이에 사케를 마시며 느긋하게 숨을 고르는 순간 — 다음 꼬치를 기다리는 호사스러운 정적이 흐른다.

돼지 안심

다음은 돼지 안심. 두툼하게 썰어 튀겨내면, 섬세한 육질이 포근하게 부풀어 오른다. 부드럽고 깔끔하며, 느끼함은 전혀 없다.

이 꼬치에는 다섯 가지 소스 중 달콤한 하우스 소스를 추천한다. 깊은 풍미의 소스가 돼지고기의 단맛을 끌어내고, 바삭한 튀김옷을 감싸며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사가규 안심

사가규 안심은 기름에서 바로 꺼내지 않고, 셰프가 “아직이에요”라며 잠시 기다린다. 잔열로 익히는 시간이다. 잠시 후 “지금이 완벽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맞이한다.

단면을 자르면 장밋빛이 은은하게 번진다. 육즙은 가득하고, 튀김옷은 깃털처럼 가볍다. 두께감이 있음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이 ‘레지듀얼 히트(잔열)’의 활용이야말로 쿠시아게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요소다 — 온도와 시간을 꿰뚫은 하야시 셰프의 감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사가규 설로인

설로인은 위에 얇게 썬 마늘을 얹은 채로 튀겨낸다. 단면을 자르면 장밋빛 윤기가 흐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입 베어 물면, 살코기의 고소함과 지방의 달콤함이 어우러지고, 마늘의 향이 부드럽게 남는다. 완벽한 익힘 정도와 풍미의 밸런스가 인상적이다.

튀김의 한계를 넘어선 완성도 — 온도와 감각의 조화를 통해 하야시 셰프의 기술이 빛난다.


사가규 설로인 육회

튀김 코스 사이에는 시원한 인터미션으로, 잘게 썬 사가규 설로인 육회가 잔에 담겨 나온다. 붉은 살코기와 마블링의 균형이 아름답게 빛나며, 그 자체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달걀 노른자나 무거운 소스를 쓰지 않고, 고기 본연의 단맛과 질감에 초점을 맞췄다. 차가운 온도와 깔끔한 맛이 따뜻한 튀김과 대조를 이루며 입맛을 리프레시한다.

육회와 뜨거운 쿠시아게를 번갈아 맛보면 서로의 매력이 배가된다 — 코스 전체의 리듬과 균형을 보여주는 훌륭한 구성이다.

슈ン기쿠와 설로인 (스페셜티)

이 시그니처 요리는 사가규 설로인으로 슈ン기쿠(봄국화)를 감싸 가볍게 튀겨, 꼬치 대신 작은 그릇에 담아 낸다.

선명한 분홍빛 고기와 짙은 초록의 슈ン기쿠가 대비되어 눈으로도 아름답다. 한입 베어 물면, 설로인의 달콤함과 채소의 쌉싸래함이 공존하며, 가벼운 튀김옷이 두 맛을 부드럽게 이어준다. 하야시 셰프의 감각과 미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요리다.

지방산 닭 타타키

지방산 닭 타타키는 겉만 살짝 구워내 속살의 탄력과 부드러움을 그대로 살렸다. 유리잔에 담긴 모습이 인상적이다. 한입 먹으면 고기의 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감칠맛이 천천히 퍼진다.

폰즈와 함께 내어지며, 산뜻한 산미가 고기의 단맛을 끌어내어 입안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 진한 튀김 사이의 완벽한 리셋.

키스(일본 보리멸)와 시소

다음은 시소로 감싼 키스. 꼬리까지 남겨 우아하게 마무리한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하얀 속살의 부드러움과 시소의 향이 함께 퍼진다.

먼저 소금으로 한입 — 생선의 단맛과 허브 같은 상쾌함이 조화를 이루고, 이어 폰즈를 더하면 감귤류의 상큼한 산미가 더해진다.

하나의 꼬치에서 두 가지 맛의 표정을 보여주는, 단순하지만 잊히지 않는 한 점이다.

가리비와 캐비아

마지막 코스는 가리비 튀김 위에 캐비아를 얹은 요리다. 통통한 가리비살과 바삭한 튀김옷이 대조를 이루며, 입안에서 사치스럽게 녹아든다.

가리비의 단맛이 부드럽게 퍼지고, 캐비아의 짭조름한 터짐이 맛을 날카롭게 정리한다 — 우아하고 완벽한 피날레다.

사케와 셰프의 마음

사케 리스트는 음식만큼이나 정성스럽게 구성되어 있다. 호켄(宝剣), 미이노츠카사 “14”, 다테노카와, 다카라 등, 각각의 사케는 요리의 온도와 풍미를 한층 깊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강렬하게 남는 것은 하야시 셰프의 인심이다. 사케 잔을 넘치도록 따르며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손님이 더 많이, 더 즐겁게 마시길 바라는 마음 그 자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예상보다 더 마시게 된다”고 말한다 — 그것은 셰프의 따뜻한 환대가 만들어낸 행복한 부작용이다.

따뜻한 음식과 신선한 사케가 어우러지며, 단순한 맛을 넘어 사람과 장소, 그리고 장인의 손끝이 연결되는 ‘교감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식사 후의 여운

‘쿠시아게 하야시’는 기적처럼 후쿠오카 나카스에 돌아왔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셰프가 기름 속의 소리를 귀로 듣고, 익힘의 타이밍을 판단하던 모습이었다. 잔열까지 계산된 그의 손끝에서, 모든 꼬치가 완벽한 타이밍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것은 셰프 본인이다 — 쾌활하고 친근하며, 생동감 넘친다. 그의 따뜻한 에너지가 카운터를 가득 채우며,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기억’이 된다.

식사가 끝나도 밤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때로는 셰프와 함께 2차, 3차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식으로 시작된 인연이 자연스레 우정으로 이어지는 곳 — 그래서 쿠시아게 하야시에서의 시간은 언제나 개인적이고, 특별하다.

예약 & 방문 정보

예약 방법
  • 예약은 전화로만 받습니다.

Tip:

원하는 날짜의 약 한 달 전,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에 전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좌석이 빠르게 차기 때문에, 여러 날짜를 미리 준비하고 전화가 통화 중이면 다시 시도해 보세요.

오시는 길
  • 주소: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하카타구 스미요시 1-6-8, modern bureau sumiyoshi riva 702호
  • 가까운 역:
    • 지하철 나나쿠마선 쿠시다진자마에역에서 도보 3분
    • 하카타역에서: 공항선 이용 후 나나쿠마선으로 환승 → 쿠시다진자마에 하차
    • 텐진에서: 나나쿠마선 텐진미나미역 이용 가능
  • 주의: 전용 주차장은 없습니다. 인근에 코인 주차장을 이용하세요.
영업시간 & 휴무일
  • 영업시간: 오후 7시부터
  • 휴무: 비정기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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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MACHI
「알려지지 않은 미식 여행으로 — 마음과 오감을 채우는 특별한 순간」

BISHOKU QUEST는 일본 곳곳의 숨은 미식 스폿을 찾아 떠나는 맛의 여행 프로젝트입니다.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를 살린 요리, 셰프의 열정과 철학이 담긴 작은 레스토랑, 그리고 음식을 통해 그 지역만의 문화와 이야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을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단순히 맛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공기와 분위기, 스토리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
마치 새로운 발견을 하는 듯한 설렘으로, 특별한 미식의 여정을 안내해 드립니다.
음식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새로운 맛의 만남과 감동을 선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