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About Florilège
Concept
2023년, Florilège는 진구마에(Jingumae)에서 아자부다이 힐즈(Azabudai Hills)로 이전하며, “그린 & 웰니스(Green & Wellness)”라는 새로운 지구의 핵심 콘셉트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프렌치 가스트로노미의 방향을 한층 더 깊이 추구하고 있다.
이곳 요리의 중심에는 채소와 식물성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플랜트 베이스 철학이 자리한다. 하지만 완전한 비건 레스토랑을 지향하기보다, 육류·생선·유제품을 균형 있게 활용하며 다양성과 유연성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현실적인 접근을 취한다. 익숙한 채소에서도 발효와 산미를 활용해 새로운 맛을 끌어내며, 그 여운이 오래 남는 요리를 완성한다.
또한 Florilège는 “table d’hôte(따블 도뜨)” 스타일을 채택하여, 모든 손님이 오픈 키친을 둘러싼 하나의 대형 카운터에 함께 앉는다. 이러한 구성은 셰프와 스태프의 존재감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하며, 음식·공간·의식이 하나로 이어지는 경험을 만든다.
이 레스토랑은 미슐랭 2스타와 함께 그린 스타(Green Star)를 수상하며, 환경을 고려한 파인 다이닝의 모범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Chef: Hiroyasu Kawate
1978년 도쿄 출생의 히로야스 카와테 셰프는 니시아자부의 Le Bourguignon, 프랑스 몽펠리에의 Jardin des Sens, 시로카네다이의 Quintessence 등 유명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9년 미나미아오야마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한 이후, 2015년 진구마에로, 그리고 2023년 아자부다이 힐즈로 이전하며 현재의 Florilège를 완성했다.
그는 기존 파인 다이닝의 과도한 형식에 의문을 품고, 일본의 생산자들과 지역 재료를 만나며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중심의 요리 철학으로 전환했다. 채소를 중심에 두면서도 육류와 생선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그의 스타일은 현실적이면서도 사려 깊은 지속 가능한 가스트로노미의 방향을 제시한다.
아자부다이 힐즈로의 이전과 함께 주방과 시설을 완전히 새롭게 구축해, 스태프의 근무 환경과 손님들의 체험을 한층 향상시켰다. 동시에 미슐랭 2스타와 그린 스타를 함께 유지하며, 그의 철학과 실천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Restaurant Recognition
Florilège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 도쿄에서 2스타와 그린 스타를 유지하며, 미학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겸비한 레스토랑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Asia’s 50 Best Restaurants에서 2024년 아시아 2위, 2025년에는 17위에 올라, 아시아 최고의 프렌치 레스토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Dining Prelude
Exterior & Entrance
Florilège의 입구는 아자부다이 힐즈의 세련된 거리 풍경 속에 조용히 녹아든다. 화려한 간판이나 장식은 없고, 벽에 새겨진 작은 로고만이 특별한 경험의 문을 암시한다.
문을 들어서면 부드러운 색조와 따뜻한 조명으로 통일된 차분한 리셉션 공간이 손님을 맞이한다. 벽면에는 미슐랭 2스타, 그린 스타, 그리고 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 상패가 걸려 있어 레스토랑의 여정과 명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카운터 위의 트로피나 작은 피규어 등 세심한 디테일은 세련된 분위기 속에 인간적인 온기를 더한다.
절제된 디자인 속에서도, 그 안에는 앞으로 펼쳐질 요리의 무대를 예고하는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Table d’Hôte — Florilège의 시그니처 다이닝 스타일
Florilège의 다이닝룸은 table d’hôte(따블 도뜨) 콘셉트로 정의된다. 손님들은 모두 오픈 키친을 둘러싼 하나의 넓은 목재 카운터에 나란히 앉으며, 개별 테이블이 아닌 공동의 공간을 공유한다. 이 구성은 손님들 간의 일체감을 형성하고, 친밀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나누는 경험을 제공한다.
테이블의 중심에는 주방이 자리한다. 소스를 마무리하는 손길, 플레이팅의 섬세한 움직임, 불 위에서 피어오르는 향과 소리까지 — 모든 과정이 감각의 일부가 된다. 바로 그 ‘라이브’한 요리의 에너지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이 포맷은 손님과 셰프 간의 거리를 좁히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가며, 요리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와 철학을 셰프에게 직접 들을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상호 작용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음식·철학·장인정신을 주제로 한 대화로 확장된다.
Florilège의 table d’hôte는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니라 ‘공유의 무대’다. 요리와 사람, 시간이 조화를 이루는 만남의 장소이자, 레스토랑이 추구하는 철학 그 자체를 구현한다.

Menu Presentation
Florilège의 테이스팅 코스는 단순한 요리의 연속이 아니라, 시각·청각·미각을 통해 셰프의 사상과 계절의 이야기를 전하는 하나의 스토리텔링이다.
1. 공유 테이블의 경험
- 레스토랑의 중심은 모든 손님이 함께 앉는 큰 카운터 테이블이다.
- 오픈 키친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져 셰프들의 모든 움직임을 볼 수 있다.
- 요리는 제공되기 전부터 이미 공연처럼 시작된다 — 그 과정 자체가 프레젠테이션의 일부다.
2. 이야기로 엮은 코스
- 코스는 계절감, 일본의 테루아(terroir), 생산자에 대한 존중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 펼쳐진다.
- “수박과 토마토 가스파초”, “아지(전갱이)와 발효 양배추의 마리네” 같은 요리들은 익숙한 재료를 새롭게 재해석해 놀라운 조화를 이끌어낸다.
- 소박한 재료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며, 음식의 본질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한다.
3. 재료에 대한 접근
- 고급 식재료에 의존하기보다, 겸손한 채소나 생선을 주연으로 끌어올린다.
- 각 재료에는 선택의 이유와 생산자의 이야기가 함께한다.
- 셰프가 직접 그 배경을 설명하며, 맛뿐만 아니라 지식으로도 경험을 풍부하게 만든다.
4. 프레젠테이션과 서비스
- 소스를 테이블 옆에서 붓거나, 허브를 즉석에서 주입하고, 향기로운 오일을 떨어뜨리는 동작까지 모두 감각의 일부가 된다.
- 이러한 제스처는 요리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순간의 기억을 더욱 강렬하게 남긴다.
- 서비스 또한 상호작용적이다. 스태프와 손님 간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교감이 형성된다.
5. 사려 깊은 피날레
- 식사는 작고 섬세한 과자나 차로 마무리되며, 조용한 여운을 남긴다.
- 마지막 한입까지 이야기가 이어져, 식사의 기억이 오랫동안 머문다.
결국 Florilège의 프레젠테이션은 단순한 ‘식사’를 초월한다. 손님들에게 보고, 듣고, 생각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하며, 셰프와 손님이 함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무대가 된다.

Starter Drink
자리에 앉으면, 식사는 한 잔의 음료와 함께 시작된다. 손님은 코스에 어울리는 알코올 혹은 논알코올 페어링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논알코올 페어링을 선택했다.
첫 번째로 제공된 잔은 계절감을 담은 일본산 배 음료였다. 샴페인을 연상시키는 은은한 황금빛에, 꿀의 달콤함과 자작나무 향이 살짝 감도는 복합적인 향미를 지녔다. 과실의 밝고 청명한 산미 아래, 숲속 공기를 머금은 듯한 상쾌함이 느껴졌다.
알코올이 없어도 충분히 품격 있고 서사적인 한 잔이었다. 우아하고 계절감 넘치며, 앞으로 이어질 식사의 서막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음료였다. Florilège의 ‘이야기하는 다이닝’ 콘셉트를 상징적으로 여는 순간이었다.

Tasting Menu
Amuse-bouche
식사는 가을의 풍미를 기념하는 고구마의 두 가지 표현으로 시작되었다.
첫 번째는 맑고 투명한 고구마 콩소메(consommé)로, 구운 고구마의 단맛을 증류하여 황금빛으로 우려낸 국물이다. 그 위에 살짝 올린 바닐라 크림이 따뜻한 감칠맛과 부드러움을 더해, 단정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두 번째 아뮈즈는 유쾌한 아이디어로 등장했다. 차잎으로 덮인 ‘가을 낙엽’ 속에 고구마 꼬치가 숨어 있었다. 겉은 자색고구마 반죽으로 감싸고, 속은 이시카와현산 고로 킨토키(Gorō Kintoki) 품종을 사용했다. 바삭한 외피와 부드러운 속살, 그리고 구운 향이 어우러져 마치 모닥불 옆에서 먹는 ‘야키이모(焼き芋)’의 향수를 떠올리게 했다.
이 두 가지 요리는 계절감과 오감의 교감을 서서히 열어주는 Florilège만의 인트로였다.

땅콩 블랑망제와 채소 카르파초
다음 코스는 두 가지 구성으로 등장했다. 하나는 땅콩 블랑망제(blancmange), 다른 하나는 다채로운 과채(果菜) 카르파초였다.
블랑망제는 실크처럼 매끄럽고 고소하며, 여기에 카보스(kabosu) 소스와 제스트를 더해 상큼함을 입혔다. 땅콩의 농후한 향과 감귤류의 산미가 혀 위에서 조화를 이루었다.
그 뒤에는 얇게 썬 토마토, 샤인머스캣, 오크라가 마이크로 허브와 함께 배열되어 있었다. 손님은 이 카르파초를 블랑망제 위에 올려 함께 맛보며, 한입마다 다른 조합과 식감의 변화를 즐길 수 있었다.
페어링 음료는 샤인머스캣과 만간지 고추를 사용한 논알코올 칵테일. 라임의 산미가 더해져 달콤함과 청량함이 균형을 이루었다. 머스캣의 향은 요리의 과일 풍미를 강조하고, 고추의 은은한 그린 노트가 입안을 깔끔히 정리해 주었다.

비트와 연어알
시각적으로도 인상적인 이 요리는 강렬한 붉은빛의 비트(beetroot)를 주인공으로 했다. 한쪽에는 소금으로 구운 비트, 다른 한쪽에는 잘게 다진 비트를 섞은 타르타르 위에 선명한 이쿠라(연어알)를 올렸다. 그 아래에는 달걀노른자를 베이스로 한 소스가 감칠맛과 깊이를 더했다.
별도의 접시에 담긴 크렘 당주(crème d’Anjou)는 부드러운 산미로 비트의 단맛과 이쿠라의 짠맛을 조화롭게 감싸주었다.
함께 곁들여진 페어링은 석류와 크랜베리를 사용한 논알코올 음료. 요리의 붉은 색감과 산뜻한 산미를 그대로 반영했다. 물에 담가 매운맛을 뺀 미즈나(쌈채) 잎이 장식되어 허브의 신선함이 전체 맛을 자연스럽게 묶어 주었다.

Bread
따뜻하게 데워 부드러운 천에 싸여 나온 두 가지 종류의 빵이 제공되었다. 하나는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느껴지는 사케카스(酒粕, 주박)로 만든 찐빵, 다른 하나는 고소하고 향긋한 호밀빵(라이 브레드)이었다.
버터는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 일반 유제품 버터 혹은 두유 기반 대체 버터. 이는 Florilège의 지속 가능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 따뜻한 빵들은 각 코스 사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친숙한 따스함으로 식사의 리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셀러리악과 배 “치즈케이크”
이 요리는 Florilège 특유의 창의적 해석으로 완성된 치즈케이크 형태의 요리이다. 얇게 썬 셀러리악(서양 셀러리 뿌리)과 배를 밀푀유처럼 층층이 쌓아 베이스를 만들고, 그 위에 오징어와 셀러리 슬라이스를 섬세하게 올린 후 화이트 트러플을 갓 갈아 향과 질감을 더했다. 짭조름함, 단맛, 흙 향이 교차하는 미묘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소스는 마스카포네 치즈에 깔라만시 식초를 섞어 크리미함과 산미를 균형 있게 잡았다. 뿌리채소와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 오징어의 해산물 풍미, 트러플의 깊은 향이 어우러져,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맛을 완성했다.
페어링으로는 화이트 와인을 연상시키는 발효 그린 애플 음료가 함께 제공되었다. 레몬그라스, 레몬버베나, 민트를 인퓨징하여 산뜻한 허브 향을 더하고, 크리미한 요리의 풍미를 가볍게 끌어올렸다.

호박과 마이타케 수프
그릇 중앙에는 은은하게 구워진 호박 뇨키(gnocchi)가 자리하고, 그 주위로 향긋한 마이타케 버섯 수프가 부어졌다. 구운 표면의 달콤함과 버섯의 흙내음이 만나, 가을을 닮은 따뜻한 향이 퍼진다.
곁에는 진한 견과 향을 지닌 호박씨 무스가 함께 제공되었다. 뇨키, 수프, 무스를 함께 맛보면, 달콤함·감칠맛·구운 풍미가 다층적으로 어우러지며 부드럽고 포근한 조화를 이룬다.
함께 제공된 야채 베이스 티는 구수한 향과 깔끔한 마무리로 요리의 풍미를 완성했다. Florilège는 채소를 단순한 식재료로 한정하지 않고, ‘음료’로까지 확장해 그 생명과 맛의 의미를 연장시키는 철학을 보여준다.

무 파이
동서양의 감각이 절묘하게 융합된 요리로, 무(다이콘)를 콩피처럼 천천히 익혀 쫄깃한 무 떡과 함께 겹겹이 쌓고, 바삭한 페이스트리로 감싸 구워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위에는 다시마 가루와 ‘밭의 캐비어’로 불리는 톤부리(tonburi)를 뿌려 식감과 시각적인 포인트를 더했다.
곁들임 소스는 일본의 전통 조미료인 이리자케(irizake, 사케와 매실로 만든 소스)를 베이스로 하여 감칠맛과 은은한 산미를 더했고, 워터크레스 오일이 신선한 초록빛과 향을 완성했다. 옆에 곁들여진 셀러리악과 허브 샐러드에는 베르가못 껍질이 살짝 들어가 상큼함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향·온도·식감이 정교하게 맞물린, 일본적 섬세함과 프렌치 기술이 조화를 이룬 한 접시였다.

메인 디시 — 가고시마 와규
메인 요리는 가고시마산 블랙 와규 설로인이었다. 먼저 통째로 구운 고기를 보여준 뒤, 슬라이스하여 접시에 담았다. 소스는 양파와 향채소를 졸여 만든 깊은 단맛의 베이스로, 고기의 풍미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곁들임으로는 동아(겨울멜론), 셀러리악 퓌레, 피클 오이, 그리고 신선한 허브가 함께 제공되었다. 별도 접시에는 셀러리악과 두부에 패션프루트를 더하고, 얇은 투일(tuille)을 올린 산뜻한 디쉬가 나왔다.
페어링 음료는 레드 와인을 모티프로 한 논알코올 블렌드로, 간장으로 깊이를 주고 향신료로 따스함을 더했으며, 비트의 흙내음으로 복합적인 맛을 완성했다. 그야말로 ‘와인 같은’ 무알코올 페어링이었다.

흥미롭게도, 이날의 메인 요리는 테이블마다 달랐다 — 어떤 손님에게는 오리, 어떤 손님에게는 사슴 고기가 제공되었다. 이는 셰프가 그날의 가장 좋은 재료를 손님에게 맞추어 제공하거나,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한 시도로 보였다. 다만, 다른 요리를 맛보고 싶어하는 손님들에게는 약간의 호기심을 남겼을지도 모른다. Florilège의 변화하는 다이닝 철학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Desserts & Finale
애플 타탕
디저트 코스는 클래식 프렌치 디저트 타르트 타탱(Tarte Tatin)을 세련되게 재해석한 애플 타탕으로 시작되었다. 캐러멜라이즈한 사과를 바삭한 퍼프 페이스트리 위에 겹겹이 올리고, 그 위에는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과 사과-꿀 크림이 층을 이루었다. 맨 위에는 얇게 썬 냉동 사과 조각이 비늘처럼 섬세하게 배열되어, 눈부신 시각적 완성미를 보여준다.
한입 베어 물면 캐러멜의 씁쓸한 단맛, 사과의 산뜻한 산미, 그리고 크림의 부드러운 단맛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입 안에서 녹아든다. 단정한 외형 속에 따뜻한 감성과 현대적인 정교함이 공존하는, 감정적으로 울림이 있는 디저트였다.

적소(赤紫蘇)와 카카오 디저트
다음으로 등장한 디저트는 강렬한 색감과 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생생한 붉은 시소(적소, red shiso) 젤리 시트에 싸여 있으며, 안에는 화이트 초콜릿 무스, 루바브 콩포트, 그리고 아마존 크랜베리가 층층이 담겨 있었다.
포크를 넣는 순간, 안쪽의 붉고 하얀 색감이 대비되며 향긋한 향이 퍼진다. 마지막에 붓는 적소 소스는 허브의 상쾌함과 은은한 쌉싸름함을 더해 전체를 완성시킨다.
우아하면서도 대담한 이 디저트는 Florilège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재료와 프랑스 기술이 조화롭게 융합된, 독창적이면서도 세련된 마무리였다.

쁘띠 푸르(Petit Fours)
마지막으로 등장한 쁘띠 푸르는 식사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닮아 있었다 —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였다.
먼저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코하쿠토(琥珀糖, 일본식 수정 과자)가 등장했다. 복숭아 향을 입힌 맑은 젤리는 빛을 머금은 듯 반짝이며, 소박하지만 섬세한 감성을 전달한다. 그 뒤에는 고소한 휘낭시에(financier)와 달콤하게 절인 허스크 토마토(glacé)가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블루베리와 발효 팥 젤리가 일본과 서양 디저트의 경계를 잇듯 등장했다.
각기 다른 질감과 맛이지만, 모두가 차분한 감성과 ‘여운’을 남긴다. 셰프 가와테가 표현하는 “고요함 속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피날레였다. 화려한 피로연이 아닌, 사색과 감사로 끝맺는 식사였다.

Overall Impressions
Florilège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경험’이 아니라, 감각을 통한 철학적 여정이었다. 오프닝의 고구마 콩소메에서부터 독창적인 논알코올 페어링에 이르기까지, 각 코스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사유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디저트로 이어지는 마지막 부분은 감정의 절정을 이루었다. 기하학적인 정교함이 돋보인 애플 타탕, 그리고 대담한 시소와 카카오의 조합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후자는 Florilège 특유의 예술적 감성과 실험정신을 완벽히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쁘띠 푸르로 마무리되는 식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작은 과자 하나하나에도 전체 코스와 같은 서사가 깃들어 있었다.
결국 Florilège의 테이스팅 코스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식재료의 생명을 어떻게 미래의 음식과 연결할 수 있을까?”
각 접시에는 혁신과 전통이 동시에 숨 쉬며, 그 안에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장인의 손끝이 만들어낸 섬세한 균형이 존재했다.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만족을 넘어 ‘성찰’의 경험이었다 — 자연, 기술, 인간 사이의 관계를 조용히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Reservation & Access Information
예약 안내
- 온라인 예약만 가능하다. 매일 자정(일본 표준시 0:00)에 한 달 후 날짜의 예약이 새로 열리며, 예약 가능한 인원과 날짜를 선택할 수 있다.
- 공식 웹사이트의 예약 페이지에서 진행 가능하며, 이미 만석인 날짜는 비활성화되어 표시된다.
- 중요 안내: 당일 예약 취소, 변경, 인원 축소 시에는 100%의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다.
- 최대 예약 인원은 4명까지 가능하며, 중학생 이상(만 12세 이상)부터 입장할 수 있다. 모든 좌석은 Florilège의 시그니처인 공유 카운터(table d’hôte) 스타일로 운영되며, 별도의 프라이빗 룸은 없다.
오시는 길
- 주소: 도쿄도 미나토구 도라노몬 5-10-7 아자부다이 힐즈 가든 플라자 D 2층
- 가까운 역: 도쿄메트로 히비야선 가미야초역 5번 출구 또는 롯폰기잇초메역에서 도보 이동 가능하다.
- 다이닝룸은 셰프들을 중심으로 오픈 키친 카운터가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손님은 요리의 전 과정을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영업 시간
- 런치: 12:00 – 15:00 (라스트 오더 12:30)
- 디너: 18:00 – 22:00 (라스트 오더 18:30)
- 정기휴무: 월요일 (그 외 부정기 휴무 있음). 예약 전, 공식 예약 캘린더에서 최신 일정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자부다이 힐즈(Azabudai Hills)의 Florilège는 도쿄 파인 다이닝의 새로운 장을 연다.
지속 가능성과 창의성, 그리고 인간적인 연결을 하나로 결합하며, 현대 미식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식재료 선정부터 손님과의 교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부 요소에는 가와테 히로야스 셰프의 철학이 녹아 있다.
그의 신념은 명확하다 — 음식은 단순히 미각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존중하고 성찰하게 만드는 매개체라는 것.
이곳에서의 식사는 ‘호사스러운 향연’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 그리고 미래의 음식 문화가 대화하는 철학적 다이닝 경험이다.
Florilège는 일본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서, 사려 깊고 지속 가능한 가스트로노미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 TAGS
